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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울의 봄이 남긴 메시지 (민주주의, 군부, 책임)

by dailynode 2025. 7. 14.

영화 서울의 봄 사진
서울의 봄

2023년 개봉한 영화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민감하고 결정적인 하루를 극적인 시선으로 재조명한 작품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단순한 재현을 넘어서,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국가 권력은 어떻게 유지되고 왜 타락하는가, 시민은 이 모든 사건 속에서 어떤 책임을 지는가를 날카롭게 묻는다. 영화 속 충격적 장면과 현실감 넘치는 인물들의 대립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결코 낯설지 않다. 이 글에서는 서울의 봄이 우리에게 전달한 핵심 메시지, 즉 민주주의의 본질, 군부 권력의 위험성, 시민의 책임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룬다.

민주주의는 어떻게 흔들리는가 – 시스템의 취약성과 감시의 필요

*서울의 봄*은 민주주의가 단 한 번의 선거나 헌법 제정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님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영화 초반, 박정희 정권의 종식 이후 민간 정부가 들어서며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싹튼다. 하지만 그 희망은 군부 세력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꾸준히 힘을 키우며 권력 찬탈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순간, 위태로운 균형은 무너지기 시작한다.

특히 전두광(전두환을 모델로 한 캐릭터)이 중심이 된 사조직적 군부 세력은 국방부의 공식 지휘 체계를 무시하고, 자신들의 이해관계와 명분에 따라 병력을 동원한다. 이 장면은 민주주의 시스템이 아무리 ‘형식적으로’ 존재해도, 내부의 권력이 그 원칙을 무시할 경우 얼마든지 무너질 수 있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민주주의의 가장 큰 적은 외부의 침략이 아니라 내부의 탐욕이라는 사실은 이 영화의 핵심 주제다. 시민들이 “이제 괜찮겠지”라며 감시의 눈을 거두는 순간, 권력은 틈을 비집고 들어온다. 결국, 민주주의는 제도적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꾸준한 감시와 참여, 그리고 내부 견제 시스템을 통해 유지된다는 진리를 서울의 봄은 실감나게 전한다.

군부 권력, 국가를 위한다는 명분의 허상

군대는 헌법에 따라 국민과 국토를 수호하는 국가 조직이다. 그러나 영화 서울의 봄은 그 조직이 정치적 목적과 결합했을 때 얼마나 위험한 존재로 돌변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전두광과 그의 측근들은 “안보”와 “질서 유지를 위한 필요 조치”라는 명분으로 불법적인 군사 행동을 감행한다. 그 과정에서 합법적인 정부 인사를 체포하고, 계엄군을 동원해 자신들의 정치적 야망을 실현하려 한다.

이들은 법률이나 국민의 의사를 고려하지 않는다. 오로지 권력 장악이라는 목표만이 존재하며, 이를 위해 언론, 행정부, 심지어 대통령까지 무력화하려 든다. 이런 모습은 조직의 논리가 헌법 위에 설 수 있다는, 극도로 위험한 상황을 보여준다.

또한 영화는 군대 내부의 계급 구조와 충성 체계가 어떻게 민주적 결정을 방해하는지를 지적한다. 하급자는 상급자의 명령에 무조건 복종해야 하고, 그 안에서 법의 정당성이나 국민의 이익은 뒷전이 된다. 이런 군사문화의 특성이 정치에 개입되면, 민주적 절차는 순식간에 무력화되고 만다. 결국 영화는 국가의 안보 조직이 법과 국민 위에 군림해서는 안 되며,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군은 반드시 정치와 분리되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금 강조한다.

시민의 기억과 행동, 민주주의의 마지막 방어선

서울의 봄이 단순한 역사 재현 영화가 아닌 이유는, 그것이 과거의 책임을 현재의 우리에게 묻기 때문이다. 영화 속 수많은 인물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무엇을 지켜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한다. 어떤 이는 상관의 명령을 따르고, 어떤 이는 양심을 따르려 한다. 하지만 영화는 결국, 아무리 많은 소수가 옳은 선택을 하려 해도, 다수가 침묵하면 전체는 무너질 수 있다는 냉혹한 현실을 보여준다.

특히 영화 말미에 등장하는 실제 영상과 내레이션은 관객에게 강한 울림을 준다. 단지 당시를 살아간 이들만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지켜보는 시민’으로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묻는다. 기억하지 않으면 반복되고, 행동하지 않으면 방조자가 된다는 경고는, 단지 영화 속 쿠데타의 교훈에 그치지 않는다.

더욱 중요한 점은, 지금도 우리의 일상 속에서 이와 비슷한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권력이 자의적 판단으로 법을 무시하거나, 시민들의 무관심 속에 민주주의가 천천히 무너지는 과정은 이미 과거에도, 다른 나라에서도 수차례 벌어졌다. 서울의 봄은 그런 점에서 현재와 미래를 위한 기억의 도구이며, 시민이 반드시 역사에 책임져야 하는 이유를 강하게 강조한다.

 

서울의 봄은 12.12 군사반란이라는 실제 사건을 중심으로, 민주주의의 위기와 회복, 그리고 그 안에서 시민이 지닌 막중한 책임을 정면으로 다룬다. 이 영화는 과거를 돌아보게 하지만, 동시에 지금 우리가 무엇을 보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묻는다. 결국 민주주의는 정부가 아니라, 시민이 지키는 것임을, 그 감시와 참여 없이는 어떤 체제도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을 이 영화는 강하게 말한다. 단지 감동을 넘어 행동을 유도하는 이 작품은 지금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영화다. 우리 모두는 그날의 서울처럼, 오늘의 민주주의를 지켜야 할 이유가 있다.